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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엄마 여행

세계 문화유산 조선왕릉을 거닐다<화성 볼거리/융릉건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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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지나갈듯 말 듯, 이 여름의 언저리에 파주댁 시절 삼릉에 이어 화성 볼거리. 

우리의 자랑스러운 세계문화유산, 융릉건릉을 산책해 봅니다. 

푸른 들이 펼쳐지고 나무가 우거진 고즈넉한 분위기의 융릉건릉, 오늘의 날씨는 구름이 조금 입니다. 

아이와 함께 역사가 숨쉬는 왕릉을 산책하는 일은 참 의미있는 일 인것 같습니다. 방문 전 공부를 조금 하고 가셔야 겠습니다. 아들의 폭풍 질문에 애미애비는 뒷골이 당깁니다.

역사를 왜곡할 수 없기에 모름을 인정하다보니 곧 애미애비의 무식이 탄로나고 맙니다. 

5살 아들이 말 하길 '엄마가 잘 알아야 내가 잘 알 수있는데' 랍니다. 

니가 좀 알아봐라. 

여차저차 애미애비 바보 인증 확실히 받고 온 이 날의 산책, 그래도 참 좋았습니다. 

입구에 커다란 비석이 묵직하게 우리를 반깁니다. 

깨알같은 글씨를 읽어보고 싶은데 너무 깨알 같습니다. 

조선왕릉 세계유산 이라는 글씨는 멀리서도 잘 보입니다. 왠지 잔잔한 감동이 밀려옵니다. 

우리동네에 이런 데가 있다. 오늘 좀 자랑스럽다. 

입구에 매표소가 있습니다. 공짜는 아닙니다만, 이렇게 넓은 수목과 더불어 인류의 문화유산을 관리하는데 이정도 금액은 지불할 수 있습니다.

성인이 1,000원이고 10인 이상 단체는 800원. 만 7세부터 만 18세 까지 500원, 그리고 7세 미만 어린이는 무료입장입니다. 우리집 어린이는 5살이라 공짜입장 되시겠습니다. 관광지 대부분이 그렇듯이 매주 월요일 휴관이라는 점 참고 하세요. 매표를 하고 입장을 하면 제일 먼저 작은 역사문화관을 만나게 됩니다. 그곳에서 융릉건릉에 대해 조금더 자세히 공부 할 수 있습니다.  

화성의 융릉건릉은 장조<정조의 아버지>와  헌경왕후를 모신 융릉과 정조와 효의왕후를 모신 건릉을 합친 능호 니다. 

정조는 조선의 제22대 왕으로 규장각 설치와 탕평책으로 유명합니다. 그리고 백성을 섬기고 사랑했던 왕이며 부모에게 효심스런 아들이었습니다. 

왕릉의 느낌은 어디에나 비슷한듯 하지만 어떤 왕을 모셨냐에 따라 각자 느끼는 감정에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장조는 정조의 아버지이며, 사도세자로 우리에게 더 익숙합니다. 아버지 영조에 의해 뒤주에 갇혀 꽃같은 나이 28세에 죽을 수 밖에 없었던 비운의 사도세자, 그의  아들 정조대왕. 

유명한만큼 왠지 더 슬픈 가족사입니다. 영화로도 개봉되었던 사도, 그 시절 정치싸움을 생각해보면 우리 조상님들이지만 정말 무지하고 치열했습니다. 우리편 아니면 다 죽어야 됩니다. 

지금은 정치인들은 양반입니다. 욕하고 고함치고 드러눕긴해도 막 죽여버리고 그러진 않는 것 같습니다. 

날씨가 조금 흐렸지만 여름 산책에는 이만한 날씨가 또 없습니다. 

햇님이 너무 쨍한 날은 돌아다니기 힘들어서 자꾸 화가 나니까 말입니다. 도시 근교에 이렇게 한가롭고 울창한 숲길을 만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왕릉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아직도 이렇게 번듯하게 잘 관리되고 보존되어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합니다. 역사는 살아있는 것입니다. 

짙은 녹음이 사계절 푸르게 이곳을 지켜주고, 새와 바람도 쉬어가게 합니다. 
1시간 정도 걸려 융릉과 건릉을 천천히 돌아보고 산책하고 나오는 길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집니다. 
그래서 숲의 색도 풀내음도 더욱 짙어 집니다. 빗방울이 떨어지는데도 사람들이 끊임없이 이곳을 찾아 듭니다. 
우비를 걸치고 우산을 받쳐들고 유유자적 이 시간을 즐깁니다. 누구 하나 호들갑스럽지 않습니다. 
저를 비롯한 모두가 비가 내려 더 좋아보이는 얼굴입니다.

입구 왼쪽으로 한옥한채가 눈에 띕니다. 처마밑에 앉아 떨어지는 빗소리를 한참 들었습니다. 

분위기 갑입니다. 빗방울이 떨어지는 자리에 오목하게 흙이 요동칩니다. 

비 내리는 소리를 가만히 듣고 앉아있었던 게 또 언제 였었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습니다. 

우리와 함께 살아 숨쉬는 역사, 문화, 지나간 그들의 이야기 속으로 아이와 함께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경험을 모두가 더욱더 많이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정조의 효심으로 가득한 융릉건릉에서 특별한 시간, 특별한 산책을 할 수 있는 날이었습니다. 
자녀와 함께 왕릉투어를 추천드립니다. <주소:경기도 화성시 효행로 481번길 21. 입장마감 PM 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