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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엄마 예술

오산시립미술관<다빈치에서마티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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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6월입니다. 1년의 절반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이제 푹푹 찌고 습한 계절, 여름입니다. 가만히 있으면 가만히 있어서 화가 나는 그런 계절, 실외활동을 굉장히 줄이게 되는 여름입니다. 지난 번 원주 여행에서 <뮤지엄 산>의 미술관이 너무나 사랑스러웠던 애미는 아드리 애비의 의지와 상관없이 자꾸만 그런 곳에 가고 싶습니다. 미술관을 향하는 두 남자의 축쳐진 어깨와 무거운 발걸음이 느껴지시나요? 아 진짜 5살 아드리 오춘기가 왔는지 요즘 말 안듣습니다.

작고 조용한 도시 오산에도 시립미술관과 문화예술회관이 쾌적하게 조성되어 있습니다. 오산 시립미술관에서 6월6일까지 <다빈치에서 마티스까지>라는 제목으로 전시회를 열고 있어 우리 세식구 땡볕에 득달같이 달려 갔다 왔습니다. 이 날은 주말이었는데 입장권을 한 번 끊으면 하루종일 들락날락 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이런 신통방통한 시스템 마음에 듭니다. 밥먹고 또 보고 차 마시고 또 보고, 보고 또 보고 할 수 있다는 말 아닙니까? 물론 그렇게 하기에 오산시립미술관 너무 좁아요. 좀 더 크고 웅장했으면 좋았을텐데 말입니다.

르네상스 시대부터 서양 미술사 600년을 들여다 볼 수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르네상스란 학문이나 예술의 부활과 재생을 뜻하는 문화운동을 말합니다. 이 시절에 우리에게도 익숙한 이름 레오나르도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등의 예술 거장들이 등장합니다. 도슨트의 설명으로는 다빈치와  미켈란젤로를 아는사람은 많은데 라파엘로까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답니다. 그런의미에서 우리는 라파엘로까지 알고 갑시다. 입장한 시간이 도슨트 시간과 맞아 떨어져서 운이 좋았습니다.

네덜란드의 화가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의 작품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 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몇 번 들어 봤다고 또 제일 반갑습니다.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는 책과 영화로도 접한 작품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모나리자는 피렌체의 부유한 상인 조콘다가 부인의 초상화를 의뢰하였고, 다빈치가 4년에 걸쳐 그렸는데도 미완성에 그치고만 작품입니다. 눈섭이 없는 초상화로도 유명합니다. 눈섭을 그렸으나 세월이 지남에 따라 지워졌다는 설, 당시 미의 기준에 따라 여자들이 눈섭을 뽑았다는 설 등 다양하다고 합니다. 이유가 어쨌거나 그 평온한 미소가 매력있고 신비로운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모나리자는 자세히 보면 경계에 선이 없다고 합니다. 그것은 음영으로만 섬세하게 그림 전체를 그렸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된 모나리자를 대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처음엔 생각보다 작은 크기에 실망한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이내 600년 이라는 세월의 무게만큼 압도적이고 묵직한 감동이 따라오고 모나리자의 알듯말듯한 미소에 소름이 돋고 말입니다. 죽기전에 꼭 가봐야 할 그 곳, 이 세상 최고의 박물관 파리 루브르박물관.  

이번 전시회에는 특색있게 미디어아트도 함께 했습니다. 초상화의 눈이 깜빡이거나 그림이 물 일렁이듯 생동감있게 움직입니다. 가장 핫 했던 볼거리는 머니머니해도 바로 인공지능 모나리자의 대형 미디어아트 였습니다. 질의응답도 가능한 600년 전의 그림이라니 깜짝 놀랄 일 입니다. 대형 모나리자가 본인은 600살이 넘었지만 할머니가 아니라고 우깁니다. 관람객 중 할머니 할아버지를 보고 혹시 부부가 아니냐 추측도 합니다. 그림 뒤에 아줌마 사람이 앉아서 보고 있을 것 같은데 아니랍니다. 인공지능, 무섭고 신기합니다. 초등학생 정도 어린이에게 딱 좋은 전시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5살 아드리는 눈섭도 없고 말까지 하는 대형 티비 속 모나리자가 조금 무서웠나 봅니다.

모나리자가 이름도 물어보고 인사도 하는데 저것이 무엇에 쓰는 물건인가하고 노려보고만 있습니다. 현재 추정 금액 40조, 프랑스가 망하지 않는 한 루브르를 나설일 없는 고귀한 그림의 말을 씹다니. 오춘기 아드리는 깊은 반성을 해야 할 것입니다. 이 앙증맞은 미술관의 다음 전시도 기대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