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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엄마 일상

23년전, 여고시절 교환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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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에서 유치원 방학맞이
더부살이 중.
모친께서 집정리를 하신답니다.

3남매인 저희집 버릴책이 너무 많아요.

대학 교과서 3인분을 처분 하던 중
발견한 노트 3권.

23년전 여고시절 교환일기

제가 발견하지 못 했더라면
버려지고 말았을 공책, 일기장.

그곳에
우리들의 첫사랑 이야기와
생기 넘치고 적나라한 언어와 표현,
웃음과 오글거림이 잔뜩 묻어 있습니다.


입가에 미소.

시간을 함께하고,

시를 공유하고,

재주를 선보이던 우리 넷.

2001년 마무리 되지 못한 일기로
끝이 났네요.


우린 정말 제일 좋은 친구였을까
생각해 봅니다.


소식을 알 수 없는 친구가
궁금하지 않은 지 오래입니다.

이혼을 준비하는 친구에게
아이들을 봐서,
그래도 조금 참아보라 합니다.

그리고.,

신혼 1년차, 투병3년 끝
우리를 떠난 친구에게
고생 참 많았다 한마디 못 해준게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하고 싶은 일들이 이렇게나 많았던
꿈부자 소녀가,
예쁜 모습만 기억해주길
주변에 바람하며 멀리 갔네요.

이럴 줄 알았으면,
여행을 떠나라 할 걸.

이럴 줄 알았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 더 만나보자 할 걸.

먼저 떠난 그 사람이 안타깝지만,
마치 나는 영원히 죽지 않을 것 처럼
슬퍼하지는 않기로 합니다.



또,
아내로 엄마로만 만족하기에
내 삶이 지금도 얼마나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지
잊지 않기로 약속합니다.

고향에 내려와
23년전의 나, 그리고 우리를
마주하고
웃다가 울다가 합니다.


인생, 그까짓 거.

조금더 강해집니다.


내 남은 인생의 어디쯤인 지금.
'오늘도' 를 '오늘뿐' 으로
고쳐보는 깊은밤 입니다.


모두 편안한 나날
보내고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