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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엄마 일상

아버지교육/행복한 아이/우리아이 자존감을 높여주는 '아빠'/2020년도 유치원 입학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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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집 서방님이 어린이집에서 마련한 '아버지 교육'을 경청하고 왔네요.

평일 퇴근 후 가야하는 시간이라 애매하다 싶었는데 역시나 안간다고 합니다.

결국 한달 용돈 10만원 인상으로 합의를 봅니다. 그 누구도 아닌 아이아빠 자신을 위한 시간이라고 설득을 해 보았지만, 본인은 현재 너무나 아빠행실을 올바로 하고 있는 중이라며 콧방귀를 뀌시더니 돈 10만원에 호로록 넘어가는 30대 후반의 우리집 어른 남자.

2시간 남짓한 교육을 듣고 원장님께오서 준비하신 후라이팬 선물과 육아도서를 바리바리 들고 왔어요.

말은 안하지만 뭔가 느끼고 온 건 맞는 것 같습니다. 왜 아버지 교육 선물이 후라이팬이냐고 궁시렁 거리면서, 투썸플레이스에 들러 티라미수 케이크를 짜잔 사왔지 뭐예요.

그리고 중간중간 말 합니다.

아이가 이럴때는 그렇게 하지말고 이렇게 하라더라.

돈 10만원 쥐어줘서라도 보내길 참 잘한 것 같습니다.

아버지의 역할이 아이의 인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문은 이미 많이 있습니다. 꼭 논문의 결과를 떠나서 아버지 본인의 삶에 아이가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 볼 때, 아이가 느끼는 아버지의 존재감을 말로 또는 글로 설명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 

아이에게 먼저 존댓말을 쓰니까 가르친 적도 없는데 아이가 이랬어요 저랬어요 존댓말을 합니다.

어느날 엘리베이터에서 먼저 내리는 어르신께 아이가 '들어가세요~' 하고 인사합니다.

이놈~하고 혼낼라치면 '엄마, 사랑해'하고 말합니다.

 

가끔 길을 가다가 담배 냄새가 날 때 '엄마 누가 담배를 피는거지?' 하고 크게 물어봅니다.

선생님이 담배를 피는 건 나쁜거라고 하셨답니다. 담배를 피는 분이 들을까봐 엄마는 조금 소심해져요.

 

다 큰 학생이 길에 쓰레기를 버리고 지나갑니다.

지켜보던 아들이가 '엄마, 쟤가 길에 쓰레기를 버렸어. 나쁜애인것 같아.' 라고 말해요.

또 그 형아가 들었을까봐 엄마는 조금 불안하기도 해요.

쟤가 아니라 형이라고도 작은 소리로 알려줘요.

아주 틀린말을 하는 것도 아닌데 5살 아이와 다니는 엄마는 늘 조심스럽습니다. 이런 마음을 아버지들도 알고 계셔야 할 텐데요. 전업주부인 아내가 얼마나 아이를 노심초사 돌보고 있는지 말이예요.

아버지교육은 기회가 된다면 또 10만원을 쥐어주고서 보낼 생각입니다. 

 

모두 보내고자 희망했던 유치원에 보내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보내게 되셨다면 축하드립니다.

저도 다행히 1지망을 했던 유치원에서 합격 통보를 받았어요. 3군데까지 지원할 수 있어 어디라도 가겠지, 하고 생각했지만 가장 보내고 싶은 곳이 있기 마련이지요. 결과발표일이 다가올수록 대학입시도 아닌것이 떨리기도 했답니다.

1지망했던 곳은 그래도 이 마을에서 가장 만족도가 높아 인기있는 원이었어요. 처음엔 그저 놀이도 공부라는 모토, 전용 숲체험장이 있다는 점, 집에서 내려다 보이는 곳에 위치 하고 있는 점, 한 두가지 특별활동을 하고 있다는 점 등과 인지도가 높다는 점이 조금 안심되는 정도였어요. 엄마들이 좋아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겠거니 했습니다.

2지망했던 곳은 집옆에 있는 초등학교 병설유치원인데, 일단 평가가 나쁘지는 않았어요. 하원이 빠르다는 점, 방학이 2달로 너무 길다는 점, 통학차량이 없다는 점, 아이가 조금 심심해 할 수 있다는 점과 원비가 무료라는 점 등의 장단점이 있고 가게 된다면 하원 후 태권도를 보내야겠다고 생각했고요. 

3지망을 했던 곳은 영어, 수영, 악기, 바둑, 미술, 드론, 체육 등등 그 외 다수의 수업을 진행하고 있어 배움에 욕심이 있는 엄마들이나 아이들이 다니면 좋을 법한 원이었어요. 이 곳 원장님의 마인드는 이것저것 많은 것이 시켜봐야 아이가 싫어하는 것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었어요. 개인적으로는 제일 마음에 들지 않는 마인드 였지만 그래도 인기가 제법 많다고 해요.

전업인데다 아이가 하나 뿐인 저는 점수도 빵점이지요. 우선모집은 생각도 하지 못하는 점수.

그래도 두드리면 열린다 했던가요. 1지망했던 원에 일반전형 대기 1번이 되면서, 결국 2020년도 입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내년 6세 달랑 13명, 그 중에 남아 6명을 뽑는 가운데 반일반으로 들어가게 되었네요.

짝짝짝!

물론 엄마보다 아이가 잘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고, 원의 이런저런 특성보다 선생님과 만남의 복 그리고 친구들과의 만남의 복이 가장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아들 화이팅!

 

달콤한 티라미수 한 조각으로 오늘도 평범하게 육아퇴근 합니다.